[브로드웨이] 역극 백업

< 목차 >

류웨이 하록

도넛 류웨이

로브 뒤집어 쓴 로드

바니 류웨이

로드 하록

 



류웨이 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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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 보는 수상하고 커다란 사람이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대. 혹시 이 상황의 대처법을 알고 있는가?
안다면 다행이지만… 모른다면 최대한 빠르게 생각해내길 바란다.
이는 현재 당신의 상황이니까.

눈치챘을지 모르겠으나, 자리에 앉던 순간부터 옆 좌석의 남자는 노골적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사람의 얼굴에 뭐 그리 볼 게 있다고, 찰나를 놓치는 것마저 아깝다는 듯 빠안히.

몇 분? 몇 시간?
얼마인지 모를 시간이 지나고 창밖 너머로 푸른 하늘만이 보일 때 즈음, 그제야 입을 여는 이.

“…你, 满意-“
”아. 이런.“
”좀 급해서 실수했습니다.“

영문모를 소리가 들려오고, 정정한 뒤, 가벼운 목소리로 이어지는 말은…

”나이와 이상형이 어찌 되실는지요?“
… 밑도 끝도 없는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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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ㄷ
그는 세상에 저 혼자 존재하는 듯 고요히 앉아있었다. 당신의 음성이 고막을 때리고나서야 비로소 눈알 데구룩 굴려 시선만 흘겼다. 

“흠—.” 말하고도 제자리였다. “순종적인 녀석을 좋아하지! 지금 질문은 어떤 의미인가?”


ㄹㅇㅇ
그야 첫눈에 마음에 든 당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상형을 묻고, 기꺼이 그에 맞춰 행동해보겠다는 의미였죠. (새카만 눈 마주한다.) ... 순종적이라함은 시키는 것을 잘 이행하는, 대충... 부하의 느낌입니까?


ㄹㄷ
“부하가 아니야. 신자. 짐은 신자를 원한다네.“ 그리 말하며 제 가슴을 툭툭 쳤다. “하지만 어렵지 않아, 그야 나부터가 ‘로드’니까.” 
그는 당신의 대답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돌리고 다리를 꼬아 앉았다.


ㄹㅇㅇ
아... 고작 인간에 만족하시는 게 아닌 그 이상을 원하셨군요? (제가 말하는 방향이 정답이라는 듯 달라진 자세에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혹시 지금껏 당신의 신자가 되고 싶다 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기왕이면 난 첫 번째가 되고 싶은데.


ㄹㄷ
“네놈은 입에 발린 말을 잘도 하는군…” 
그 재주를 높이 사는 듯한 감탄. 사탕발림이 대단히 마음에 와닿았는지 입꼬리를 당겨 올린다. 작고 느린 박수는 덤. 
”처음일지 아닐지? 네놈의 맹목성에는 일차합격을 주고싶다만 그저 농담따먹기 아이스브레이킹에 불과하다면 다 무효인 것 아닌가~.“
등받이에 기댄다. 이로서 대화의 형국은 뒤로 한 보. 하품하는 체하며 말 늘인다.


ㄹㅇㅇ
사탕 발린 말 몇 마디로 쉽게 풀리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당연히 잘 해야지요. 아. 물론 당신에게 했다는 소리는 아니고. (이어지는 박수에 짧게 고개를 숙여 보인다.) 그럼 더 이상의 말은 무의미하겠군요. 내가 당신의 신자로 적합할지는 함께 지내고, 일하며 직접 보고 판단하시길. 고매하신 로드의 안목이라면 그리 어렵지도, 오래 걸리지도 않겠죠?


ㄹㄷ
“아주 짐을 혓바닥 하나로 갖고 노는군 그래, 싫지 않으니 특별히 허락해 주겠어.“ 우쭐한 미소, 허나 확실히 밀린건 이쪽이다. 신자 없이는 신이 성립되지 않으니, 밑지는 쪽은 이쪽이렷다. 말마따나 고매하신 로드가 ㅈ뺑이칠 일만 남은게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신자를 자청하면 몸이 남아나질 않겠어. 안 그런가? 짐은 내 신자가 나만 믿으면 좋겠는데, 유일신 그런거 말이야.“


ㄹㅇㅇ
(기껏 신도를 자처해보았건만 어쩐지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그걸 은연중에 눈치챘으나... 우쭐한 미소를 보고는 조용히 입을 다문다. 뭐, 나는 재밌고, 저쪽은 만족했으니 됐나!) 애정도, 신앙도, 소모할 수 있는 헌신은 한정되어있으니 기왕이면 소수에만 집중하는 것이 맞지요. 물론 그 존재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때의 말이지만. (... 이어지는 웃음!) 감히 여쭙겠습니다. 인간이 신을 믿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로드.


ㄹㄷ
이렇게까지 제 잇속을 챙겨주는 이는 귀하다. 그는 함뿍 달뜬 채 말을 이어나간다. 양주의 코르크마개라도 되는 것처럼 주사위를 만지작댄다. 
“짐은 길 잃은 치들의 이정표이자 안식처니라. 짐은 어디에나 있고 뭐든 보고 듣지, 치들은 무엇을 보고 들을지 정하지 못할 때에 오직 짐을 향하는게야.“


ㄹㅇㅇ
(어느새부턴가 달그락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소리의 근원지는... 당신의 손.) 웬 주사위입니까?
... 네. 사람은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기에, 누군가의 이해를 바라기에 신을 믿죠. 그러니 로드께서 변하지 않고 머물러주신다면 저도 다른 것에 눈 돌리지 않고 유일로 모실 수 있다는 겁니다. (간단하다는듯 가볍게 말한다.)


ㄹㄷ
"그럼 그럼! 짐 가로되 세상에 불변한 것 셋 있다하거늘, 첫째가 주사위 둘째가 캐틀건 셋째가 짐, 앞선 둘의 지배자니라!" 금방 우쭐해져서는 주사위를 던졌다 받기를 반복한다. "네놈도 잘 알고있군, 하기야 그러니 훌륭한 신자가 된게야. 옳아..." 말을 그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달뜬 낯이 금세 가라앉았다. 흠, 침음하다 말았다. "세례를 내려주도록 했거늘 영 마땅치 않구나. 미루겠는가? 날붙이 있나?"


ㄹㅇㅇ
무-서운 두개 중 갑자기 깜찍한게 나왔네요? (주사위 물끄러미 바라본다.) 심심할 때 던져서 운세라도 확인하는 용입니까? (금방 들뜨고, 금방 소강된다. 그러면서도 '신'이라 자칭하는 페르소나는 변함이 없고. 이번엔 또 무엇을 할까- 싶은 마음에 빤히.) ... 날붙이? '세례'라는 것이 그걸로 신도를 찌르는 건 아닐까 두렵습니다만- 의심은 나쁜 거겠죠? (지나가다 떨어진 나이프를 봤던 것도 같다. 잠깐 어디론가 향하더니 잘도 얻어옴...) 이 다음은 뭔가요?


ㄹㄷ
나이프를 받아들곤 제 소매를 냉큼 걷는다. 왼팔의 화상흉터가 보일 참 그 피부를 곧게 가르면 선혈이 흐르니 그는 방금 전의 달뜬 낯을 다시 보이며 웃었다. 

“내 너의 믿음에 보답해 세례를 내리니 무릎을 꿇어 성수를 받들면 된다! 보거라, 무엇 하느냐 넥타르가 넘치지 않느냐!“ 왼팔을 치켜든다. 낭자한 것은 뚝뚝 떨어진다.


ㄹㅇㅇ
(순식간에 벌어진 과정 지켜보았다. 화상흉, 망설임 없이 그어지는 칼날, 뚝뚝 흘러내리는 피.) ... 하, (스르륵 좌석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는다. 평소라면 상상도 안 할 행위임에도, 비굴이나 자존심 따윈 느껴지지 않았다.) (저것은 페르소나 따위가 아니다. 그렇다면 응당 본인도 저것을 '성수'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겠지.) 로드. 세례는 이전 모든 것을 씻어내는 것이기에 이후 '신도로서의 이름'을 부여받잖습니까. 그러니 직접 지어주시지요. 제 이름은 무엇입니까?


ㄹㄷ
이름? 그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걸치고 반문했다. 재킷이 어깨에서 흘러내리나 개의치도 않고 친히 선혈을 류의 입에 대뜸 가까이 대령해주며 말을 잇는다… 그 말을 바탕으로 추측해봐도, 이 행동은 그만의 특급 친밀감 표현이다. 
“짐은 그런 건 모른다네. 그저 훌륭한 신자에게 상을 줄 뿐이야. 짐은 피를 정말 좋아하거든! 그중에서도 짐의 피는 가히 최상의 아페리티프지. 자, 더 들이켜도 좋네… 특별히 그대, 류 웨이. 그대이기에 건넨거야.”

 

 

 

ㄹㅇㅇ

(코앞에 팔이 내밀어진다. 비릿한 혈향과 함께 목소리가 들려온다.) (흔해빠진 것이 아닌 무언의 가치를 지녔다는, 특별이라는 저 단어가 어찌나 탐이 나던지.) ... 영광입니다. (짧고, 성의 없어 보이는가? 하지만 한껏 달아오른, 만족감과 희열이 섞인 채 피를 핥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최선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한참 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너를 올려다본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로드. 매 순간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봐주시길. (... ...) 그래도 이런짓, 자주 하시면 안 됩니다? 로드께서 빈혈로 쓰러지시는 건 보고 싶지 않아요~ (하하. 어느샌가 평소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이대로 두면 상처도 덧나고~ 업무에도 지장이 생기겠는데? ... 저는 필요 없을듯하니 로드 가지십쇼! (붉은 알약 흔쾌히 네 손에 쥐여준다!)   ( *치료약 양도)


ㄹㄷ
보던 중 제일 환한 웃음이 천진하다. 허나 그 입동굴에선 탐욕이 기어나온 듯하다. 오래토록 위에 군림하며 많은 것을 바랄테고, 치료약 하나 얻자고 자해공갈을 일삼는 재미난 형국보다 더 우스운 형국도 계속될테다. 이 점에서도 어쩌면 둘은 신과 신자 이상으로 좋은 공생관계일지 모른다. 아는지 모르는지 (모를거다)  그저 명랑히 그는 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옳아! 류 웨이. 오직 그리 짐을 믿으라.”

 

 

 

 

도넛 류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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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무치
: 낯짝이 두꺼워서 부끄러움이 없다.

헤어스타일마저 야무지게 도넛으로 바꾼 도넛류웨이는 라운지에 앉아있다.
막상 입은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데...
도대체 이건 누굴 위한 벌칙의상인가.
오며가며 저 꼬라지를 눈에 담는, 류웨이를 제외한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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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ㄷ

“내 살다살다 이딴 신자 처음이네”

 

ㄹㅇㅇ
로드의 처음을 가져가 영광입니다? (뻔뻔히도 웃는다.) 이것말고도 많던데 의향 없으신지요.


ㄹㄷ
“없네. 내 똑똑히 기억하고 있거든, 업무 중 반드시 정장 차림을 할 것. 짐을 시험하는 게냐?” 훗… 의외로 계약서 내용은 똑바로 기억한건지 읊었다.


ㄹㅇㅇ
이런 것은 안 까먹으시는군요! ... 그 정도는 눈감아줄 것 같은데. 나름대로 원하는 게 있냐 물어봐주기도 하던걸. 입고싶은 거 말하면 줄지도 몰라요. (정장 말고 다른 걸 입을 기회!)


ㄹㄷ
“그러면 지금 그 뭔 저열한 옷을 네놈이 직접 골랐다는 뜻이냐? … … … 음. 잘 알겠네“ 한발짝 뒷걸음질 친다.


ㄹㅇㅇ
엣, 아뇨. 처음이고 해서 지배인 대리의 선택에 맡긴겁니다만! 내 취향대로 골랐으면 일상에도 입을 수 있는걸 택했을거예요. (테크웨어- 운동복- 그런 것들. 있는진 모르겠지만.) (슬쩍 다가가기...) 제가 부끄러우십니까아.


ㄹㄷ
“그래. 해괴망측하구나. 대리라는 그 치가 아주 단단히 미친 모양이야, 내 일깨워 줘야겠어. 제발오지말게“ 사사삭 민첩(5)하게 백스텝친다.

 


ㄹㅇㅇ
사실 이곳에 정상인이 있긴 한가 싶지만요. (...) 그, 오물이라도 되는 줄 알겠습니다? 저는 로드께서 감튀 옷을 입어도 모른 체 안 할 자신이 있는데 조금 서운하군요!


ㄹㄷ
“류 웨이, 내 그대를 참 기특히 여기나… 내가 그딴 옷을 입으면 그건 피해야 하느니라. 높은 확률로 그건 짐이 아니요 짐을 흉내내는 마귀이니라.” 
일단 멈추고는, 몇 발자국은 앞으로 가준다… 그리고 진짜찐막최종스탑. 머리칼을 귀 뒤로 빗어넘기며 진지하게 충고한다.


ㄹㅇㅇ
(오, 다가와주네. 여전히 거리가 존재하지만 이정도로도 기쁜지 찌푸린 얼굴 사르르 풀렸다.)(...하지만 네 말에 도넛옷 입은 너 상상... 풉,) ... 아....... 그런 마귀라면 딱 한번쯤은 괜찮을지도. 조금만 구경하고 퇴마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냅다 불경한 소리!)


ㄹㄷ
"뭘 웃는 게냐. 어느 안전에 대고..." 멀뚱멀뚱하다 한쪽 눈썹 들곤 시선 옮기곤 간극. 도로 편히 가라앉는 낯. "네 월도를 열심히 흔들면 되겠구나. 귀신이 쫓겨난다면서? 잡귀에 해당할터이니 짐은 아니겠지."


ㄹㅇㅇ
에이- 제가 워낙 웃음이 넘치는 사람이라 이건 좀 봐주십시오, 로드~ (뻔뻔스레 웃으며 고개 기울인다.) 꼬옥 퇴마를 해야할는지. 로드께서 둘인 것도 좋지 않을까요? 쓸모가 많을 것 같은데. 가령... 귀찮은 날 대타로 써먹는다던가?


ㄹㄷ
“어찌 하늘 아래 태양이 둘이겠는가. 그것도 하나는 사탄임을 알면서도 두라니, 내 사탄에게 절하는 신자가 있으면 머리에 바람구멍을 뚫어줄걸세.” 내용은 살벌하나 오해 말길. 본인도 나름 농조인지 엷은 미소 띄운 채다.


ㄹㅇㅇ
좋은건 다다익선이라길래 그랬죠~ 그래도 한번쯤은 자비로 대해주시면 안됩니까? 즉사하는 곳은 곤란할 것 같은데~ (약 먹고 회복은 해야지!) 여기 직원들끼리 싸우면 엄청 혼난다던데, 로드를 위해서라도 제발요. 응?


ㄹㄷ
“하, 짐이 둘이면 좋겠다?…“ 

저를 뭔 요깃거리 정도로 여기는 건지 진짜 좋아서 그러는건지 하등 이해가 안 간다. 본래 한길 사람 속은 모르는거니… 앞에 옷 입은 꼴이 저래서 정신 사나운 탓인가. 낯 구기며 고개 돌렸다. 

“그-래. 내 본래 자비로운 것 알지 않느냐? (쓴 웃음.) 넘어가주마. (음~?) 네놈이 둘 되거든 네놈은 무엇할거냐?“


ㄹㅇㅇ
하하, 우리 로드 최고. 제가 둘이 된다면 말입니까? (으음~) … … 죽일 것 같은데. 내 성격상 솔직히 말을 잘 들을 것 같다는 생각도 안들고, 좀 더 편하게 힘을 합쳐 살아보자는 합의도 안될터라… (머쓱하게 볼 긁적.) 괜히 먼저 노리기 전에 선빵 치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 아, 그런 의미에서 대련 상대로는 쓸만할지도?


ㄹㄷ
듣다보니 맞는 말이군.
처맞는말
“오호라, 일리가 있군 그래. 네놈에게 닥친 일이라고 아주 진지하게 고찰하는구나. 네놈이 섬기는 신의 일은 나몰라라 하던 것과는 딴판이구나… 혹시 전번 바친 제물을 고스란히 돌려받고 싶은게냐?” 말을하지자식


ㄹㅇㅇ
하하. 이래봬도 진지할 땐 똑똑해지는 사람입니다~ 평소엔 머리를 안 쓰는 것 뿐이라고. 나몰라라...라니 너무하네. 로드는 둘이셔도 알아서 잘 하실 분 아닙니~... ... ... 그거 혹시 치명상을 입혀주시겠다는 말씀이신지? (어라~??)


ㄹㄷ
캐틀건 총신을 절그럭 뽑아다 착. 착. 던졌다 받기를 반복하며. ”네놈 꼴 망측한 것도 슬슬 노하여 벌을 내릴 참이었거늘 잘 되었구나. 의료반에 미리 연락해두거라. 신성모독은 죄악이라네.“ 

착, 착… 1착할 듯이 튀어오르곤 민첩(5)하게 류의 배를 겨누어     성큼. 왔더랬다.  오 마침 도넛이라 구멍도 뚫려있네…


ㄹㅇㅇ
아하하, 지금 살려주신다면 그 빚진 목숨은 로드께서 위험하실 때 한번 써드리겠습니다~ 위험한 건 좋지만 아픈 걸 즐기진 않거든. 무엇보다 이젠 진짜 치료약이 없어요~ (주머니 탈탈 털며 양손 든다. 항복의 의사.) 의료 반장이 동료와 싸워서는 최대한 오지 말아 달라 했단 말입니다.


ㄹㄷ
눈앞에서 2m 도넛이 양손 들고 덜덜덜 떠는 꼴 보니 전의를 상실한지라, 캐틀건 총구가 그쪽 간과 프렌치키스하기 전 멈췄더랬다. 단전부터 우러나오는 깊은 한숨.

”그래, … 내 이쯤 하고 물러나지. 그딴 망측한 의상은 정말 다시는 볼 일 없길 바라네.“

훗날 볼 바니 의상이 생각보다 아주 빨랐다는건 누구도 몰랐지.

 

 

 

 

로브 뒤집어 쓴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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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거 뒤집어 쓰고 전투식량 까먹는 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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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ㅇ 
로드- 어둠에 묻혀 그냥 지나칠 뻔했잖습니까! (쫄래쫄래 다가가 옆에 앉는다.) 맛있으신지요? 나는 영 물리던데.

ㄹㄷ
“짐도 그리 생각하네. 식전주까지는 괜찮았건만.“ 옆에 오자 모자 벗는다. ”그래 그대 활약 잘 봤네, 식탁에 오르는 줄 알고 내심 기대했는데 말이야.“ 그물에 잡히는 순간을 추억하며 0.1mm 올라가는 입꼬리…

ㄹㅇㅇ
하~ 정말이지... 벌써부터 다른 음식이 먹고싶습니다. 만두라던가, 만두라던가... (활약이라는 말에 칭찬인가 싶어 화색이 돈다. 물론... 금방 사라졌지만.) 그, 그물에 걸린 것은 제 의지가 아니었으니까요!? 저도 몇마리 잡긴 잡았습니다만, 멋진 부분 좀 기억해주시지..! (힝...) 아, 로드도 잘 봤습니다. 참... 대단하시더군요... (여러의미)

ㄹㄷ
곧이곧대로 팔짱 끼곤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더욱 경배해도 좋다. 부끄럼이 많군, 류 웨이. 짐이 치들과 다름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후후. 내 허공을 가르는 기적을 행하였거늘 두 눈에 똑똑히 담았는가!" 급기야 그의 머릿속에는 던져진 기억이 이리저리 조작되어 본인이 날았던 기억이 된 듯.

ㄹㅇㅇ
생판 남이라면 알 바 아니겠지만 로드는 잘 보이고 싶은 상대란 말입니다~ (입 삐죽 튀어나온다...) 확실히 대단은 하셨죠. 사전에 식재료에 대한 안내를 받지 않았다면... 로드를 최상위 식재료라 착각했을 만큼... (대충 네가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별 못하겠다는 소리다.)

ㄹㄷ
“짐에게?… 그것 듣던 중 달가운 소식이구나, 그리 더 갈구하도록 하라.” 두 팔 널리 벌리며 심취하였다.
“짐은 물 위를 걷고 허공을 가른다. 누가 짐의 위에 감히 군림하겠는가? 아—. (제 손 입가에 대곤 뭔가 입맛 다시는 듯…) 다음 사냥감은 살점을 뜯는 재미가 있으면 좋겠구나.”

 

 

 

 

바니 류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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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호기심에 눈 먼 이야기.
도파민만을 쫓아 무작정 달려들면 어찌 되는줄 아는가?
1월의 날씨에, 남들 다 수트 입고있을 때, 혼자 웬 괴상망측한 바니복을 입게된다.

오기로 입은 풀착장.
196cm, 아니. 힐을 포함해 206cm의 거구로 정원 구석에 앉아 연기를 내뿜는 것을 보면 이건 아무리 류웨이라도 타격이 있었나보다.

"... ... ... 뭐,왜,뭐,어쩌라고요."
"바니복 처음 봅니까?"
"고슈진사마오이시쿠나레모에모에큥♡이라도 해줘?"
"참고로 내 취향으로 고른 거 아닙니다. 진짜로."

 

 

 

 

ㄹㄷ

“혹시 에덴 동산의 선악과를 네놈이 멸종시켰느냐? 아주 한 트럭을 다 쳐먹고 부끄럼을 혼자 다 알았구나. 아담과 하와도 네 앞에선 길리슈트를 갖춰 입을게다. 망측하니 당장 얹어라.” 본인 자켓 갖다 네놈 하체에 던진다.

 

 

ㄹㅇㅇ

아아아, 로드. 왜 하필 그대입니까. (탄식한다. 진짜 진심으로 쪽팔리다 이건.) 이 모습으로 부끄럽지 않은 자가 있다면 그건 신이라도 될 겁니다. 정말로요. (길리 슈트. 할 수만 있다면 풀밭에 굴러서라도 입고 싶은 심정이다.) ... 이것이 신의 은혜? (순순히 재킷 얹고는 너 물끄러미...) 신도고 뭐고 당장 꺼져라 할 줄 알았는데...

 

 

ㄹㄷ

“역시, 그대는 짐의 자비로움을 알아보는구나. 내 친히 광배를 두르고 빛이 있으라 하였나니 네놈은 머리를 조아리고 나를 따름이라. … … … 그래이제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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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치 승무원의 기내 서비스처럼 다가왔다.



“반갑네, 어린 양이여. 짐은 로드.”

커튼보다 긴 머리칼을 손으로 빗는다. 의기양양한 태도는 건방져 보일 지경이다. 그는 한 손을 가슴 위에 짚곤 말한다.

“내 친히 네게 제물을 바칠 기회를 선사하니, 사양하지 않아도 좋다.“

다른 한 손으론 붉은 알약을 굴리다 뒷짐을 진다. 제물이라함은 치료약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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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ㅇ
음, 저는 필요없- (무의식중에 거절했다만 이내 이상함을 느끼곤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제물? 동물 사체같은 건 없는데. (뭘 말하는거지. 이어지는 행동 빤히...) 저런, 아무리 저라도 믿을 구석 하나는 있어야해서 말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보단 공생하며 오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ㄹㄷ
높기도 하다, 음성이 들린 곳에 시선 두고 다시 제자리.  “이것도 공생이 될 수 있지, 치료약은 두 알인걸. 하나 ‘맡겨두면’ 유대는 강해진다. …선택은 네놈의 몫이야, 강요하진 않으마.”

 


ㄹㅇㅇ
(잠깐 내려다보더니, 허리 숙여 높이를 맞춘다.) 그럼 질문입니다. 혹시 사용 무기가 무엇인지요? 당신이 사용하는 무기가 내 것보다 다칠 위험이 큰 무기라면 넘기겠습니다.

 


ㄹㄷ
"캐틀건이라 한다, ... 본 적은 있나?" 뜸을 들이다 고개를 기울였다. 순수한 의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순수한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 머리칼과 정장재킷에 가려 뒷춤에 차둔 총구를 절그럭 이마에 겨눈다. 총구 끝의 호스는 등에 멘 산소통과 연결돼있다.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아니, 오히려 낭창하다. 
"짐의 오랜 친구지만 할 말은 해야지, 이름은 '건'이여도 근접무기라고. 참 엉뚱한 녀석이야. 게다가 내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도 않아... 귀찮게 굴지, 하하 녀석~"

 


ㄹㅇㅇ
오- 캐틀...건... 취향이 참 화끈하십니다? (나댔다간 쉽게 죽지도 못하겠군.) 웬만한 무기는 한 번씩 봤습니다. 물론 총 종류는 취향이 아니라 금방 관심 껐지만. (가볍게 대꾸하던 와중 마주한 총구. 선글라스에 반쯤 가려진 얼굴이지만 일단 웃고 있다. 적어도 입만큼은.) 무기란 함께하는 세월만큼 정이 들죠. 제 무기는 금방 망가지는 탓에 정을 붙일 새가 없었는데. 소중한 친구가 있는듯하여 정말 부럽습니다만, 당신의 친구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보이는군요. (느릿하게 손 들어올린다. 항복의 의사라기보단, 총구를 툭툭 치는. 명백한 도발.)

 


ㄹㄷ
그저 눈을 꿈뻑일 뿐. 어떤 의도도 읽히지 않는다. 가슴팍 눌러앉곤 내려다보는 그 낯은 선글라스로 가린 쪽과 정보값이 같다. 그는 신나서 제 친구를 설명하던 음성도 어느새 멈췄는데, 총구를 거두더니 벙찐 아이처럼 입을 꾹 다물곤 류 웨이에게 낯을 들이대 선글라스 너머 눈을 보려하였다. “내 그러고보니 그대 이름을 물었던가? 아님 듣고도 잊은게냐. 무기라 함은 무엇? 눈은 구태여 가리고 다니느냐?“  저 혼자 뭔 변덕이 일었는지 난데없는 질문폭탄. 총신을 가지고 손장난을 치다 다시 뒷춤에 꽂는다. “캐틀건은 짐의 권속이니라. 내 단단히 일러두지, ‘무의미한 살생을 하면 나쁜 아이란다’라고.”

 


ㄹㅇㅇ
(눌린 가슴팍이 아무렇지 않은가? 아니다. 아무리 체구가 작다한들 사람의 무게는 그리 가볍지 않다. 읽어지지도, 읽혀지지도 않는 시간이 흐른다. 적막.) ... 아- 이리 가까운건 부끄럽습니다만! (늘 그렇듯 가벼운 말투. 입도 여전히 웃고있다. 그러나 눈은, ... 겹겹이 코팅된 선글라스에 매사 가려져 있던 눈이 보이는가? 그렇다면 그 눈은 덤덤하다. 지극히도.) 이제야 물으시는군요. 류 웨이입니다. 기왕 물은 거 안 잊어주셨으면 하지만 상관은 없어요. 몇번이고 다시 말씀드리면 되니까. 무기. 일단- 지금은 월도입니다. 종이 달려있으니 업무 중에 소리나는 쪽을 보세요. 그리고, ... ... 짧게 끝내죠.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 알죠? 그래서입니다. 나는... 내 눈을 보이고싶지 않거든. (...) 하하~ 나도 아무거나 하나 물어볼까~ 코의 흉터는 뭔가요?

 


ㄹㄷ
그는 여전히 위에 앉은 채이나 자세를 조금 고쳐 앉아 무릎 위에 팔꿈치를 대고 웅크린 모양이 됐다. 턱을 괴어 표정을 가렸으나 분명 엷은 미소를 걸쳤다. 류의 대답은 흐르는 강물처럼 로드의 마음에 걸리는 구석 하나 없었다. 순종적, 그와중에 명확한 호소. 
“류 웨이. 좋네, 내 잊으면 다시 묻겠네. 종소리는 날 위한 진혼곡인가, 마침 캐틀건은 참 조용한 친구거든.“ 하다 질문에 답할 쯤 데룩 시선은 옆의 바닥으로. 역시 눈은 마음의 창이다.

”코의 흉터?“ 그는 짧게 반문하고는 눈을 감았다. 길게 빼듯 내쉬는 한숨. ”안타깝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군, 내 중요치 않으면 잊어버려. (…) ‘무의미한 살생을 하면 나쁜 아이’여서… 였던가. 뭐! 아이 땐 놀다보면 긁히는거지.“

 


ㄹㅇㅇ
음- 진혼곡이라... 이 나라에도 있는진 모르겠네. 혹시 '귀신은 쇳소리에 도망간다'는 말 아시는지? 쫓아내려는 의도로 다는 경우에도 진혼곡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고민~) 조용한 친구가 하나 계시면, 시끄러운 친구도 하나 계셔야 비율이 맞을 것 같은데- (가령 이 상황에서도 입을 놀리는 나 같은 이라던가.) ... 뭐, 어릴 때는 치기에 무슨 짓이든 저지르니까요! 보기보다 말썽쟁이셨나 봅니다? 살다보면 실수 한두번쯤은 저지르는 법인데 나쁜 아이라 할 것 까지야.

 


ㄹㄷ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한 듯 미소를 짓는다. “누구든 그런 말만 해주면 얼마나 좋아! 짐 어릴 적 곁에는 신자가 적었네.” 말을 마치면 그제야 느릿하게 몸 일으켜 제 머리칼 손으로 빗는다. 

”고해성사 같고 좋군. 본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죄를 고백하지 않는가. 원한다면 색안경은 치우고 안대를 둘러 줄 수도 있네.“  고장난 시계도 두 번은 맞는다고, 자기중심적 태도는 신자의 마음의 창을 구태여 열지 않기를 선택한다.

 


ㄹㅇㅇ
호오... (문득 '이 성격은 얼마나 된 것일까'가 궁금해졌다.) ... 어린아이들은 특별함과 특이함을 잘 구분하지 못하죠. 로드의 어린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안대라는 말에 잠시 말을 멈춘다. 이건 살짝 고민되는듯.) ... 이번에 이야기를 꺼내는 건 로드시니까요. 신이 신자에게 하는 고해성사라, 로드는 스스로의 과거를 죄라고 여기십니까? 그게 아니라면 가리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네가 자신을 배려해줬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기에 돌려 말했다.) 편히 말하시지요~ (하하)

 


ㄹㄷ
잠시 덜컥 숨이 멎는다. 이럴때면 그는 한 손으로 주사위를 만지고 있다. 뭉근히 주사위 모서리를 훑으며 제 머릿속 미궁을 좇는다. 

"짐은 죄를 짓지 않아. 나쁜 아이가 아니니까. 나쁜 건 그 신자들이지, ..."
이마를 짚고 입을 다문다. 그러다 이마를 짚은 손은 입으로 내려간다. 든 것 없는 헛구역질. 
... 신물이 나네. 작게 중얼거리곤 숨 고른다. 그러다 고개 뒤로 젖히고 낭창히 웃는다. 아예 눈을 떠도 되겠군 그래! 겨우 숨 가다듬고 시작하는 이야기.

"떠올랐네. 하루는 보육원 친구의 토끼를 묻었어. 그 친구가 앙갚음을 한다고 덤볐다가 여기 흉터가 남았지. 그 녀석은 마실 피도 없건만, 자꾸 짐의 신자들이 그 치의 머리만 쓰다듬기에 어린 마음에 그만."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ㄹㅇㅇ
(... 어라,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내가 한 말 중 무언가가 너를 건드린 것 같다.)(지금이라도 말을 취소할까 고민하던 중 웃음소리가 들린다. ... 대체 뭐가 뭔지. 혼란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이야길 듣자면-) ... ... ... ... 토끼는 보송보송하죠. 특히 어린아이들은 귀여운 동물에 환장하니 인기가 많은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린 로드는 그 정도의 관심을 뺏기는 것마저 용납하지 못했군요? (... 그렇다면 과연 이 질문을 꺼내도 될까, 확신이 서지 않아 잠시 숨을 고른다.) ... 만약 지금 그 토끼가 로드의 눈앞에 있다면, 죽이실 겁니까?


 

ㄹㄷ
“지금은 아닐세. 그 신자 둘은 짐이 화마의 아가리에 제물로 바쳤거든. (…) 보송보송한가? 그 치는 확실히 토끼를 아끼기는 했건만, 그게 그 이유가 되려는가.“
 
모든 탓은 그 신자 두 명에게 돌린다. 그 둘이 하여튼 문제란다. 신자를 앞에 두고서 한다는 말은 러브앤피스 자비와 신뢰 등등을 이해 못하겠다는 잘나신 말씀. 

“그 두 신자가 그 치를 왜 그리 아꼈는지가 짐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네. 그 젠장할 박애주의!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단 말이야. 왜 짐’만‘을 봐주지 않느냔 말이야, 마땅히 아래는 위를 봐야만 하는거 아니느냐.“

고개를 꼿꼿이 들고 일관된 진술을 이었다. 하다 간극. 그는 거룩히 신자를 살핀다. “놀란게냐, 왜 숨을 고르느냐.” 검은 손은 곧게 뻗어 류의 입가를 짚는다. 집요하게 훑는 것은 검은 눈도 마찬가지. 

“짐의 말이 틀렸냐. ”
이미 답은 알고 있을테지, 실상 하던대로 읊기만 하면 되니 쉬울터다.


 

ㄹㅇㅇ
화마-라면… 불이라도 내셨는지요. (지금 상대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땐 너도, 그 신자라는 아이들도 성인이 되기 전이었을텐데.) … 그야, 아이들은 순수하니까. 동물, 식물, 하다못해 인형까지 사랑하는 것이 그 나이대의 특징입니다. … … … 내가 첫만남에 ‘헌신할 수 있는 감정은 한정되어있으니 소수에게 집중하는 것이 낫다’, 했지. 그리 말하며 당신을 따르기로 결정내린건 내가 살아온 세월이 많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어른이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은 그러지 못해. 뭔진 몰라도 일단 수락하고 본단 말입니다. (느릿하게 말하는 낯은 웃고있지 않다.)(그가 이번에도 당신이 바라는 말을 해주리라 생각했는가? … 애석하지만 그는 선을 어기는 것만은 양보하지 않는다.)
… 내가 이 다음으로 할 말이, 당신에겐 삿된 것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드. 신앙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고, 종교에서 무언가를 강제할 순 없어요. 당신이 틀렸습니다.


 

ㄹㄷ
 오랜 침묵. 
손 끝과 시선이 잘게 떨리며 갈 곳을 잃는다. 

 ”…눈을 뜨고 듣겠다며. 짐은 잘못한게 없다니까. 어째 짐을… 왜 짐을 틀렸다 하는가. 내 영영 뜨지 못하게 네놈의 월도로 베어주길 원하는게냐? 아니면, … 아, 아니면, … 아…“

 식은땀에 젖어든 낯으로 류의 목덜미께를 움켜쥐다, 품을 원망스럽다는듯 몇 번 치다, 자켓 카라를 쥐고는 먹먹한 음성을 잇는다. 

 ”내 네놈에게 피를 내었거늘 어찌 배반할 수 있어, 그 두 놈의 이야기를 듣고도 어찌 짐이 틀리다 해… 짐도 그 두 놈을 떠나보내기 싫었단 말일세, … … 둘이 먼저 날 예뻐해줬으면 불도 안 질렀단 말이야, 기도하실 시간에 나만 먼저 안아주셨으면 되는건데…” 

 듣자하니 그 두 신자는 애가 아니지. 와중 얌전히 떨구는 눈물. 불안정한 호흡이 신의 품격 있는 전언을 흔든다. 

 허나, 언제부터 진짜 신앙이고 종교였다고. 관중이 있는 한 쇼는 계속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눈물을 닦는다. 여전한 로드로서 그는 다시 고개를 든다. 

 ”…그래, 잠시 짐이 추태를 보였구나. 이로서 류 웨이… 그대는 짐의 모든 성흔에 손을 집어 넣은 이야! 내 네놈을 사도로 칭할까 하는데. 어떤가?“ 

아, 그 표정. 기만적이다. 

어쩐지 필사적이었고.


 

ㄹㅇㅇ
... 책을 갈기갈기 찢으면 내용이 달라집니까? 음식을 뭉개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만들면 맛이 바뀌고요? 아시지 않습니까. 저를 월도로 베시면 로드의 기분은 풀릴지언정 그걸로 끝입니다. 나는 언제나 마음가는 전부를 말하거든. (... 가까운 사람을 울리는 취미는 없는데. 이럴땐 선글라스를 껴 제대로 볼 수도, 보이지도 않는 것이 참 다행스러웠다.) 배반이 아닙니다.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대하고 싶기에 간언드린 것 뿐. ... (미련 없는 이는 원망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는건...) ... 당신은 신자와 믿음을 바라는 게 아니야. 함께하고, 사랑해줄 이를 원하는 것이지. (덤덤하게, 떨림없이 말을 잇는다.) 나는 신도도, 사도도 되어줄 수 없습니다. 연극이 아닌 진짜를 말하시지요.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내가 어찌 해주길 바랍니까.


 

ㄹㄷ
그는 시선을 낮게 깐다. 무엇을 원하냐? 신자. 눈을 감고 오롯이 나를 따를 자. 맹목적, 추종. 지금 것이 배반이 아니면 뭔지 그는 납득할 수 없었으나, 물론 이는 명백히 전과범만의 입장. 

 사랑을 원한다는 통찰이 어쩌면 옳을테요. 허나 촌극은 받는 법도 주는 법도 모르는 데서 시작이다. 미련 없는 이는 커튼보다 긴 머리칼을 뒤로 하고 안녕을 고하나? 신놀음은 그럼에도 계속될테요, 그는 홀로 모노폴리를 즐기던 외로운 아이니 도리어 그의 턴을 즐겨 주사위를 굴리고 낙원을 짓기를 계속할테지.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뒤돌아도 좋다, 도파민체이서. 

 낭창한 아이는 체념. 쓴웃음 한 번, 오른팔 소매를 걷고는, 화상흉터를 보이고, 제 팔 위에 볼펜으로 휘갈긴 글자를 더듬더듬 읽는다. 

“짐의 이름은 예거 르쿨트르이네만, 알아서 뭐하겠는가? 짐도 잊기에 거듭 써두는 것을.짐은 네놈을 죽일까 싶었다만 보는 눈이 좀 많아야지. 네놈의 혀를 자를까 싶어도 의료반은 짐의 손가락도 금방 붙이더구나. 네놈을 찢어발기고 싶어도…“ 
 
장갑 아래 치켜세운 짧은 손톱, 류의 목덜미에 초생달 자국 옴폭 들어갈 쯔음. 
 
”…내 이제 모르겠구나. 모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화마에게 내 모든 것을 먹이고 이곳에 왔건만 결국 원점에 온 것 같네. 모노폴리로 따지면 출발점에 온 것 아니냐.“

 팔을 툭 떨군다. 

그는 세상에 저 혼자 존재하는 듯 고요히 서있었다.


 

ㄹㅇㅇ
... 예거 르쿨트르. (들어본 이름이다. 그야,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계의 브랜드와 똑같으니.)(문신이라기엔 잉크가 번진 흔적이 있다. 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적었다는 것일 터.) ... 알아야지요. 이름은 그 자체로 이 세상에 존재함을 증명시키니, 불리지 않으면 없는 것과 다를 게 무엇입니까. 종이도 아닌 팔에 계속해서 덧쓴 것이, 잊으면서도 기억하려 애를 쓴 주제에 그런 말을 해봤자 와닿지 않아요. 예거. (목에 작은 압박이 느껴진다. 그러나, 고작해야 그뿐이다.) ... 있지, 내가 해본 게임은 마작, 화투... 그런 것들 뿐이거든. 패 하나로 눈과 손, 장기가 모두 날아가는 그곳에서 원점? 아주, 3대의 운을 다 쓸어모은 겁니다. 바로 카드 버리고 나와야 하는 거라고. 반면... 모노폴리는 상냥하지. 애초에 출발점을 다시 딛고 한 번 더 달리는 것이 그 게임의 규칙 아닙니까. (이제 우리 사이에는 위아래가 없다. 가슴팍에 앉은 너를 옆으로 옮기곤 몸을 일으킨다.) ... 있지. 즐겁습니까? 홀로 주사위를 굴리고, 땅을 사고, 상대가 없어 잃지도 얻지도 않으며 반복되는 게임이 정녕 즐겁냐는 겁니다.


 

ㄹㄷ
“로드라 부르게, 류 웨이!” 

그는 듣기 싫다는 듯 언성을 높인다. 옆으로 밀린 자세를 고치고 선다. 

“즐겁다…? 그래, 네 눈엔 그게 즐거워 보이겠구나. 양을 잡고 피를 뒤집어써야만 비로소 두 신자가 날 안으니! 헌데 어째, 이 말은 네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해도 네놈은 이해를 못할테지. 내 그러니 그 마작이니 화투니, 내장을 걸고 하는 게임 얘기나 해보지 그래. …짐이 네 혓바닥을 내버려 둔 김에 말이야.” 

후우… 길게 숨을 몰아쉬곤 내친김에 밀린 화를 막무가내로 뱉는다.


 

ㄹㅇㅇ
(이 이상은 말해봤자 소용없나. 한숨 푹...) 재미없으실 텐데. ... 가족 자체가 음지랑 연이 깊습니다. 다들 뭐 하나씩 맡은 채 서로서로 돕는데, 둘째가 운영하는 게 그쪽이거든. 그래서 누가 개수작을 부리는 것 같다, 아니면 바람잡이가 필요하다, 이럴 때마다 가주면서 본 거예요. 어울려주긴 하지만 꼴을 보면 희망이고 뭐고 없어서 좋아하진 않아. ... ... 도박은 그냥 다 사기입니다. 이기고 있는 것 같다 한들 높은 확률로 작업 쳐지는 중인 것이니 예거, 당신은 절-대 관심 끄시길. (끝까지 이름으로 불렀다. 흥.)


 

ㄹㄷ
팔짱 끼고 듣다 캐틀건 달칵이는 꼴. 
“…내 네놈의 시덥잖은 이야기를 예거 르쿨트르로서 들어도 되는지. 영광으로 알고 고개를 숙이렷다?”  
이름을 부르곤 당신이랜다, 애 취급까지.  범법자 취급하며 도망가지 않음에 감사할 줄 모르고 아직도 신자를 원하는게지, 허나 그렇다면 다리를 잘라 무릎 꿇리는게 그간의 방법이었을터. …아 그래서 캐틀건을 달싹이는게지. 그래도 몇 초 유예기간을 번 것은 류 웨이가 어른인 덕분일까.


 

ㄹㅇㅇ
글쎄. 그리 대단한 얘기도 아닌데 뭘 그럽니까. (빤히... 어찌해야 이 어린아이를 달래고, 설득할 수 있으려나. ... 그냥 시원하게 말해?) 게다가 친구 사이에 위아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나는 신도와 사도를 포기했지, 너와의 관계를 끊은 적은 없었다. 애초에 대가 없이 함께하는 관계란 보통 이것이지 않은가.)


 

ㄹㄷ
“이거 어쩌나. 짐은 언제 또 이름을 잊을지 모를 노릇이라. 네놈이 애써도 짐은 줄곧 이리 군림할 것인데…“ 
빈정대는지, 자조하는지. 

”… 그래 백날 내 이름을 부르면 짐도 망설이지 않고 친히 혀를 잘라줄터이니 부를테면 부르게나, 내 '친구' 사이 최고의 애정표현이니 거절말고.“


 

ㄹㅇㅇ
상관없어요. 예거가 스스로를 잊었을 때, 몇 번이고 다시 알려주면 되니까. (어느새부터 웃음이 돌아와, 입꼬리를 올리며 특유의 뻔뻔함을 내비친다.) 내가 수년간 이리 혓바닥을 놀리며 살아왔지만, 그 누구도 자르는 걸 성공한 사람은 없었거든. 어디 한 번 힘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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